이번 포스팅은 이메로비글리를 지나서 이아마을까지 가는 길
피라에서 이메로비글리까지는 그리 어렵지 않게 왔다.
하지만 이메로비글리에서 이아까지는 여정이 좀 길고... 험하다고 할까?
마을도 거의 없고 화산섬을 실감케하는 원시적인 풍광들이 그대로 펼쳐져 있다.
절경이라고 할만한...
주인과 산책하는 통통한 강아지들
생긴건 귀여운데 더럽게 짖어댄다. 여기가 지땅이라도 되는냥...
아저씨가 미안하다며
저 언니야가 사진찍게 얌전히 서있어! 강아지들을 마구 혼내신다.
내가 너네 혼날 줄 알았다.
근데 제대로 건진 사진이 없다는... 쩝..
이내 포실포실한 엉덩이를 흔들며 사라지는 강아지들
무...문어??
헐~ 문어 맞네 ㅎㅎ
ATV타는 사람들...
우리를 보고선 이히~소리를 내며 손을 마구마구 흔들어댄다.
저 네대의 일행이 모두 -.-;
얼결에 네대가 모두 지나갈때까지 나도 마구마구 손을 흔들어 줬지만
하여튼 서양인들 심하게 발랄하다. ㅋㅋ
산토리니의 쨍쨍한 햇빛을 받으며 자라는 포도들... 왠지 엄청 달 것 같다.
한 두어시간 걸었나? 이제 좀 많이 힘들다.
지나가다 발견한 카페에서 물 한병을 산다. 0.5유로
그리고 또 걷는다. 헥헥~
자동차를 탔더라면 못 지나갔을 길
자동차를 탔더라면 못보고 지나갔을 풍경들...
언제부턴가 걷는 사람이 뜸해졌다. 엄청난 땀을 흘리며 홀로 걷던 중년의 한 여인
이분도 어깨 홀라당 다 타셨을 것 같다.
언덕 위의 한 카페에서 쉬어가기로 했다.
미친듯이 덥다가도
그늘에만 들어오면 거짓말처럼 시원하다.
바닷바람을 맞으며 좀 있으면 살짝 춥기까지 하다.
역시나 맛있는 오렌지 주스...4유로
물 한병 다시 충전
또 다시 걷는다.
이아마을 도대체 너 언제 나오는 거냐?
언덕 꼭대기에 있는 파란 교회
그 근처 이아마을로 향하는 표지판이 있다.
근데... 이 뒤로도 한 두어시간 더 걸었다. 길을 잘 못 들어서 ㅠㅠ
산토리니가 그저 아기자기한 곳인줄만 알았는데
이런 터프한 모습도 있다.
우리나라 사람들만 돌탑쌓으며 소원비는 줄 알았는데
외쿡사람들도 이런거 하나부다.
사람이라곤 콧배기도 못본지 꽤 되었는데
돌탑들이 여기저기 많은 걸 보면 그래도 우리처럼 하이킹하는 사람들이 있긴 있는 모양이다.
이아 표지판을 지나 꽤 걸었는데
아직 콧배기도 안보이는 이아마을...
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니 길이 꽤 험난하다.
걷다가 어쩌다 보니 도로로 나오게 되었다.
저 허름한 카페옆에 있는 샛길로 올라갔어야 하는데 못보고 지나쳐버려 차가 슁슁달리는 위험한 도로로 가게 되었다.
가도가도 도로만 계속될 뿐 ㅠㅠ
우리처럼 길 잘 못 접어든 한국인들의 흔적 발견...
선민씨 방갑네여 -_-;
도로가 좁고 수시로 버스와 자동차 ATV가 지나다녀 위험하다.
이제 ATV에 손 흔들어줄 기운도 안 남았다.
멀리서 한 커플이 ATV를 세워놓고 쪼그려앉아 있는 걸 봤는데 가까이가서 보니...
쳇 완전 유치하다...면서 콧방귀 한번 풍 껴주고..
우리도 바로 따라했다. ㅋㅋ
참 친환경적인 낙서이다.
힘들어 죽겠지만 이 모습에 내가 걷는다.
앗 드디어 마을이 보인다 아싸 ㅠㅠ
그 뒤로도 30여분을 더 걷고 마을에 도착
마을 초입에 마주친 풀뜯는 당나귀
평화로운 풍경이다.
슈퍼마켓에 들러 물한병을 또 사고 주스도 샀다. 맛있다
여기까지 오면서 한 사람당 물 2통씩을 비웠다.
아름다운 산토리니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이아마을
피라마을과 함께 산토리니의 대표마을이다.
피라가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번화한 곳이라면
이아는 조용하고 깔끔한 휴양지의 모습이다.
한참을 앉아 쉬었던 나무그늘 아래 돌의자
산토리니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의 그 곳이 바로 이아마을이었다.
내가 찍어도 그림엽서 ㅋㅋ
이아마을의 끝부분에 위치한다.
더 이상 힘이 없어 그 아름답다는 이아마을의 석양은 내일로 미룬다.
돌아갈때는 버스를 이용
산토리니의 길은 좁은데 버스는 디따 크다.
이 큰 버스가 좁은 골목길을 어찌나 유연하게 돌아다니는지 아저씨 운전실력이 보통이 아니신 듯 싶다.
이아에서 피라까지 버스비 1.4유로
버스를 타고 고작 20~30분이 지나니 피라마을이 보인다.
헐... 이거 쫌....너무 빨리 도착하는거 아냐? 나 오늘 뭐한겨? ㅋㅋ
힘들긴 하지만 산토리니를 간다면 꼭 한번쯤 걸어보라고 하고 싶다.
너도 죽어봐라...이건 아니고 ^^;
걷다가 마주치는 선물같은 풍경들은 그 힘듦을 보상하고도 남을 것이다.
피라에서 이아까지가 너무 힘들다면 피라에서 이메로비글리까지 걷는 것도 충분하다.
힘들게 얻은 것이 더 기억에 남 듯...
힘들게 걸어 도착한 이아마을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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